고진영. <사진 AFP연합뉴스>

박인비. <사진 AFP연합뉴스>

전인지. <사진 AFP연합뉴스>

감히 예상하건데 202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여자골퍼들은 압도적인 승수로 LPGA 최다승국 지위를 되찾을 것이다. 2022년 키워드로 '꾸준함'을 내건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에이스 고진영은 정말 꾸준히 우승 소식을 전할 욕심을 드러내고 있고, 박인비, 김효주, 김세영, 이정은, 전인지, 유소연 등이 뒤를 받치고, 여기에 언제든지 우승할 전력으로 꼽혀온 최혜진과 안나린이 '루키'로서 새로 힘을 보탤 것이기 때문이다. LPGA 투어에서 뛰는 모든 한국선수들이 우승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특히 우리 골프팬들이 원하는 우승이 있다. 아마 이런 우승들일 것이다.

▶ 고진영 메이저대회 우승

2021년 누구보다 빛나는 활약을 펼친 고진영은 시즌을 마치고 자신에게 80점을 줬다. 100점 만점에서 20점을 뺀 이유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고 도쿄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진영은 지난 해에도 메이저 우승을 하지 못했다. 2019년 4월 ANA 인스피레이션과 7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후 오랫동안 메이저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2021년에도 ANA 인스피레이션 공동7위, US여자오픈 공동7위 등 초반 메이저 성적은 만족할 만하지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공동46위, 아문디 에비앙챔피언십 공동60위 등 갈수록 성적이 좋지 못했다. 특히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성적은 7월 첫 주 발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우승부터 엄청난 샷을 쏘던 고진영에게 '옥에 티'가 됐다. 7월부터 출전한 9개 대회에서 우승 다섯 번, 준우승 한 번, 공동6위 두 번의 빛나는 성과를 내던 고진영에게 나머지 한 대회 성적이 바로 에비앙 공동60위였다.

▶ 박인비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박인비의 메이저 우승 시계가 멈춘 것은 2015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이다. 당시 메이저 통산 7승째를 거둔 뒤 6년째 멈춰 있다. 지난 해에도 ANA 인스피레이션 공동7위, US여자오픈 공동7위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우승은 찾아 오지 않았다. 박인비는 특히 아문디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 LPGA 5대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정상에 서보지 못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한번 우승을 하긴했지만 그때는 메이저대회로 승격하기 이전이었다.

현재 박인비보다 메이저 우승이 많은 선수는 모두 6명이다. 일단 메이저 최다승은 메이저대회 사상 처음으로 단일 대회 3연패를 이룬 패티 버그가 갖고 있다. 그는 1937~1939년 당시 메이저였던 타이틀홀더스 3연패를 포함해 15승을 올렸다. 미키 라이트(13승), 루이스 서그스(11승), 안니카 소렌스탐(10승), 베이브 자하리아스(10승), 베시 롤스(8승)가 박인비보다 메이저 승수가 많은 선수들이다. 2022년 박인비는 전설들을 쫓아 자신의 8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 슬럼프 탈출한 전인지 4년만의 우승

전인지는 2021년 LPGA 한국 톱랭커 중 유일하게 세계랭킹이 오른 선수다. 올해 8개 대회에서 10위 이내에 든 전인지는 올 초 세계랭킹 62위에서 35위로 무려 27계단 뛰었다. 이제 슬럼프에서 벗어난 것은 확실한 듯하지만 진정한 부활을 하기 위해서는 우승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의 우승은 2018년 10월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난 시즌 전인지는 초반 3연속 톱10 행진을 벌이다가 기아클래식에서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지 않는 바람에 실격을 당한 뒤 잠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마지막 3개 대회에서 두번 톱10에 오르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인지와 함께 '핫식스' 이정은의 우승도 골프팬들이 간절히 바라는 우승일 것이다. 2021년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일 5타차 선두로 시작하고도 역전패를 당한 이정은은 당시 아쉬움을 씻기 위해서도 우승이 너무 절실하다. 그의 골프는 아무리 밟히고 밟혀도 다시 일어나 싹을 틔우는 잡초처럼 강한 생명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2022년 우승을 기대해 볼만하다..

▶ 최혜진 또는 안나린 한국선수 신인 우승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통해 내년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안나린과 최혜진은 누구보다 우승이 간절한 선수들이다.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나란히 11차례 톱10에 오르고도 우승 한번 하지 못했다. KLPGA 상금랭킹 9위 안나린과 11위 최혜진은 우승 없는 선수 중 가장 상금을 많이 획득한 첫 번째와 두 번째 선수였다. 그리고 그 아쉬움과 답답함을 풀려고 LPGA 투어에 도전장을 내밀어 보란듯이 성공했다. 지난 해 국내에서 못한 우승을 LPGA 투어에서 달성하길 골프팬들은 간절히 원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한국 선수 LPGA '신인 우승'은 2019년 5월 이정은의 US여자오픈 우승이다.

▶ 박성현 남다른 부활의 우승

올해 LPGA 한국선수 중 가장 깊은 나락을 경험한 선수는 '남달라' 박성현이다.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세계랭킹 10위였던 박성현은 세계 10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21년 박성현은 19개 대회에 출전해 10차례 컷탈락하면서 상금랭킹 123위에 머물렀다. 박성현의 가장 최근 우승은 2019년 6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이다.

박성현은 처음부터 스타가 된 선수는 아니다. 국내 신인이었을 때에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고 2부 투어를 통해 단련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 경험은 박성현에게는 훌륭한 자산이다.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넘을 수 있는 저력이 그에게 분명히 있다. '남달라' 박성현이 '남다른 부활'의 우승을 해주길 팬들은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기사제공 매일경제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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