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주최로 열린 지방자치대상 및 한국지역발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서로 인사하고 있다. 국민일보


설 연휴 전 열릴 전망이던 대선 양자 토론이 무산되자 여야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자료 없이 질문과 답변이 어렵다면 준비된 대선 후보라 보기 어렵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국민의힘은 “범죄 혐의와 관련된 자료를 증거로 제시하려는 목적”이라며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당 TV토론 협상단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1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토론 무산의 책임을 서로 상대방에게 돌렸다.

민주 “자료 없을 때 후보 준비 더 잘 드러나”
박 의원은 “저희들은 토론일자, 방식, 주제 모든 것을 다 수용했다. 단 하나 요구한 것이 자료 없이 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었다”며 “그 부분은 애초에 국민의힘에서 먼저 제안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지금 격변하고 위기의 상황 속에서 지도자들의 준비된 능력과 자질이 필요한데 실무진들이 준비해 준 자료 없이 어떤 질문과 답변도 못 한다. 아니면 그런 것도 없이도 충분히 능히 국정을 논할 수 있다, 이런 것들도 중요한 하나의 후보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며 “그런 생각에서 이왕이면 자료 없이 정정당당하게 그동안 준비해 왔던 것대로 토론을 하자라고 주장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자료가 없으면 질문하기도 어렵고 답변하기도 어렵다고 하면 사실 준비되어 있는 대선후보라고 보기가 어렵다” “그런 것들을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내려면 자료 없이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자료가 있어야 좀 더 논리적이고 구체적 토론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자료를 가지고 하는 토론회보다도 자료가 없을 때 본인이 얼마나 준비됐는지가 더 잘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진짜 본인들이 준비가 돼 있다면 사실은 자료를 안 가지고 온다는 것이 토론을 거부할 만큼의 심각한 사유가 안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토론 날짜, 방식, 시간, 주제를 다 양보했다” “딱 하나 먼저 국민의힘에서 먼저 얘기했던 것, 자료 없이 그냥 허심탄회하게 그동안 준비됐던 대로 토론하자 그것 하나만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는 3일 예정된 4자 토론에 대해서는 “방송사가 주관하는 토론이다 보니까 저희들이 생각하는 조건을 고집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쪽에서는 자료 없이 토론하는 것에 대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국힘 “범죄혐의 자료 증거용…유치한 프레임”
성일종 의원은 “정직하게 얘기하기 바란다”며 박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날짜, 시간 모든 걸 양보했다 그러는데 날짜는 31일하고 2월 3일 2개 밖에 없었다”며 “시간도 7시에서 9시 사이 하자 그랬는데 민주당이 요구해서 6시에서 8시든 얼마든지 협의해서 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료 문제인데 정책적 자료는 저희가 안 갖고 들어간다고 얘기를 했다” “그러나 범죄 혐의와 관련돼 있는 자료들은 이재명 후보가 그동안 말바꾸기를 너무 많이 하고 거짓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증거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성 의원은 “부인했을 때는 증거를 들이밀어야 될 거 아닌가”라며 “국민들이 판단하실 수 있도록 정확하게 기회가 왔는데 이걸 알려드려야 되겠다고 해서 범죄 혐의 관련 자료는 갖고 가겠다고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성 의원은 ‘의혹이 갑자기 불거진 게 아니고 얼개는 이미 나와 있다. 자료 없이도 충분히 토론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참 유치한 일”이라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그는 “대선후보가 국가 경영을 하면서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오신 분들인데요. 자료가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떠한가”라며 “만약 (윤 후보 관련 의혹인) 고발 사주 같은 경우 문제가 있다 그러면 민주당 보고 갖고 오라고 그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께서도 그동안 자료를 갖고 나갔었고 모든 토론회에서 다 쓰는 아주 일반적인 양식”이라며 “그런데 마치 윤석열 후보가 토론을 못하는 것처럼, 피하는 것처럼 국가 경영에 준비가 안 된 사람처럼 뒤집어씌우기 위한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어 “정책 자료 안 갖고 갈 테니 범죄 혐의와 관련된 자료만이라도 반입하게 해달라 그러니까 어제 협상장을 뛰쳐나간 게 민주당 의원들 아니냐”며 “새벽까지 기다렸는데 연락이 없었고, 그래서 토론회가 무산됐다”고 언급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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