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의문의 'X' 표시.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측이 공격 목표물에 이런 표식을 남겼다고 보고 있다. [트위터 캡처]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곳곳에 러시아 측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의문의 표식이 등장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러지,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현재 시민들에게 주거용 고층 건물 옥상부터 가스 배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X' 마크를 경계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외신은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잠재적인 공격 목표물에 이런 표식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고층 건물 옥상에서 발견된 'X' 표시.[트위터 캡처]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의문의 'X' 표시.[트위터 캡처]

키예프시는 러시아의 침공 이틀째인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옥상에 접근할 수 있는 고층 건물 주민들은 긴급하게 옥상에 표식이 있는지 확인하라. 만약 어떤 흔적이라도 발견되면, 그것들을 흙이나 그 어떤 것으로라도 덮어라"란 공지 글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리브네시의 알렉산더 트레티악 시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긴급 공지, 옥상을 점검하고 표식을 발견하면 그 위에 페인트 칠을 하고 옥상에 접근을 차단하라"고 썼다.

우크라이나의 25세 시민은 호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 심지어 어린 아이들까지 이 표식을 주시하고 있다"며 "그런 표식들을 덮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선 형광 특수 페인트를 활용한 표식도 발견됐다. [트위터 캡처]

리비우시 등에선 형광 특수 페인트를 활용한 표식도 등장했다. 경찰은 이 역시 러시아 측이 미사일 공격 등에 활용하기 위해 남긴 것으로 보고 있다. 리비우시 경찰은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외선 조명 등으로 비춰 이 표식을 감지하라"고 당부했다.

미러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는 누군가 아파트 가스관에 이런 표식들을 남기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하기도 했다. 현지 매체는 "경고! 사보타주(전복) 단체는 도시에 많은 표식들을 남겼다"며 "발견 즉시 경찰에 신고하라"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엔 친러시아로 추정되는 의문의 남성이 고층 주거 건물에 이런 표식을 남기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번지고 있다고 미러지는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민간 지역에도 포격을 가해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28일 BBC 등은 러시아 침공 5일째인 이날 키예프·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에 러시아의 포격이 이어져 다수의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고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은 "러시아의 미사일 포격으로 민간인이 최소 10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다쳤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러시아군이 이날 키예프에 있는 5층짜리 주거용 건물에 폭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나의 학살 현장 답사기] 부산 형무소 재소자 '정리' 사건의 흔적이 없다

[박기철 기자]

2019년, 부산발전연구원(현 부산연구원)은 '부산관광의 새로운 기획,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이라는 보고서를 낸다. 여기에는 '특별한 경험, 체험형 관광 욕구'가 높아지는 것이 최근의 관광 트렌드라고 나와 있다. 그러면서 임진왜란의 왜성부터 일제강점기 만세운동 집결지, 한국전쟁 당시 대통령 임시 관저와 부산 민주화 거리까지 다양한 예시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장소들이 점차 '소멸 또는 해체' 되고 있다며 안타까움도 표한다.

그런데 한국전쟁 당시 부산형무소 재소자 학살로 대표되는 부산의 대규모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는 형무소 터의 작은 사진 한 장을 제외하고는 관련 내용이 거의 전무하다. 물론 보고서의 내용들은 어디까지나 예시일 뿐이고 향후 더 많은 장소를 발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관련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은 의아했다. 그런데, 현장을 직접 다녀보니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부산형무소의 수상한 이감 기록

한국전쟁 전후, 대대적인 사상범 검거로 전국 형무소에는 재소자가 급증한다. 이는 부산형무소도 마찬가지였다. 전쟁 이전 부산형무소는 수용 정원이 1500~1600명 정도였고, 근무 인원은 180여 명이었다. 그러다가 1948년에는 재소자가 2000명을 넘었고, 1950년에는 2500명을 넘었다. 비좁은 감방에 20명이 넘는 인원이 수감되어 재소자들은 앉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보도연맹원과 예비검속으로 잡혀온 인원들이 계속 들어오자 수용 공간은 더 부족해졌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됐다.

첫 번째 방법은 형이 낮은 일반사범들을 석방하는 것이었다. 1950년 1월부터 전쟁 직전까지 석방된 인원은 총 576명이었다. 그런데 전쟁 직후인 7~8월 동안 석방된 사람은 767명이었다. 그중에도 8월 2일에서 6일 사이에만 236명이 석방됐다. 이들은 대부분 가석방이나 형집행 정지로 풀려났다.

두 번째 방법은 재소자들을 '정리(이감)'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수용 공간 확보의 목적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생긴 빈 공간은 보도연맹원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그들도 곧 정리된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여러 번에 걸쳐서 대규모의 재소자가 이감됐다. 1950년 7월에는 468명이 이감됐다고 나온다. 하지만 당시 이감이 가능한 형무소는 마산과 대구뿐이었는데, 여기에는 입감에 대한 기록이 없다. 그리고 9월 25일에는 재소자 1450명이 이감됐다는 기록이 있다. 이중 507명은 대구 형무소에 입감됐다는 기록이 있지만, 나머지 943명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이렇게 이감으로 정리된 사람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 부산 형무소 터의 현재 모습  5층짜리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서구 동대신동)
ⓒ 박기철
 
사라진 사람들의 운명

1950년 7월부터 형무소 당국은 육군방첩대(CIC)와 헌병대에게 재소자들을 인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소자들에 대한 진짜 정리, 즉 처형이 이뤄진다.

첫 번째 학살은 7월 26일부터 30일까지 일어났다. 좌익사범들이 우선이었는데, 증언에 따르면 매일 밤마다 한 방에 수용돼 있던 사람들을 통째로 트럭에 태워서 갔다고 한다.

두 번째 학살은 8월 2일부터 3일, 양일 간에 걸쳐 일어났다. 이때 헌병대는 109명의 재소자를 넘겨받았다. 그리고 재소자의 손을 묶고 눈을 가린 다음 트럭에 태워 어딘가로 떠났다. 첫 번째 학살 때는 그래도 20년형 이상을 받은 재소자들을 가려서 데려갔다면 이번에는 감방 문을 열고 잡히는 데로 끌고 갔다. 이중에는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도 포함돼 있었다.

세 번째는 9월 25일에 일어났다. 앞서 이감됐다고 했던 1450명 중 943명이 이때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교도관의 증언에 따르면, 트럭 한 대당 30~40명을 태운 다음 떠났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구덩이를 판 다음 끌고 간 사람들을 밀어 넣고 군인들이 총을 쏘았다고 한다. 그리고 흔적을 지우기 위해 다시 구덩이를 덮었고 빈 트럭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이감되었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군인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진실화해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형무소 사건은 1500여 명이 희생된 대규모 학살이었다. 여기에 미확인 희생자까지 더한다면 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이런 대규모 학살은 9월 28일 서울 수복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학살 금지령을 내리면서 겨우 중단됐다. 전쟁 초반 겁을 잔뜩 먹고 자국민까지도 적으로 간주해 학살 명령을 내렸던 대통령이 전세가 우세해지자 약간의 여유를 찾은 것이다. 만약 서울 수복이 늦어졌다면 더 많은 사람이 희생됐을 것이다.

실제로 당시 미 군사 고문단의 기록을 보면 한국군 3사단이 부산형무소 재소자 3500여 명을 학살하려고 시도했다고 나온다. 하지만 고문단이 인민군은 부산까지 오지 못할 것이고, 만약 진짜 학살을 저지른다면 UN감사단에 보고하겠다며 저지한다. 하지만, 이와 함께 인민군이 부산 외곽까지 밀고 온다면 형무소 문을 열고 기관총으로 사살할 수 있게 허락하겠다는 약속도 한다.

그들의 마지막 장소, 그리고 지워진 흔적들

부산형무소에 갇혀 있던 재소자와 보도 연맹원들은 형무소와 부산 곳곳에서 살해된 후 매장되거나 버려졌다. 주요 장소로는 동매산(사하구 구평동)과 장산골짜기(해운대) 그리고 오륙도 해상 등이 있다.

부산형무소 옛 터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는데 형무소와 관련된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장산골짜기 역시 해운대구 신시가지가 개발되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했다. 공사 당시 유골이 나왔지만 추가 조치는 없었다. 마찬가지로 과거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도 없고 해당 사건에 대한 어떠한 표식도 없다.
 
 
▲ 장산골짜기의 현재 모습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희생자와 관련된 어떠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 박기철
   
동매산은 160여 명이 학살되어 매장된 것으로 확인된 곳이다. 여기는 2002년에 <부산일보> 김기진 기자와 유족들이 사비를 들여 처음으로 일부 유해를 발굴했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여러 길로 올라가봐도 현재 해당 장소에 대한 안내나 표식은 찾을 수 없었다. 산에서 만난 주민들과 산불감시원에게 물어봐도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또한, 오륙도 해상에서 수장된 사람들의 시신은 대마도까지 떠내려가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현재 부산터널(중구 영주동) 위 야산에도 구덩이를 파고 희생자들을 파묻었다. 이 모습은 당시 주민 수십 명이 생생하게 목격했다. 주민들은 보도연맹원들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렇게 많이 죽이냐며 의아해 했다. 이곳 역시 현재는 많은 건물이 들어서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또 다른 증언에 의하면 다대포와 광안리 바다에서도 사람들을 수장했다고 한다.    
 
 
▲ 동매산 중턱의 체육시설  산에서 만난 주민들과 산불감시원에게 물어봤지만, 학살장소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는 없었다.
ⓒ 박기철
   
 
▲ 부산터널  터널 위 야산에 희생자를 묻는 모습을 주민들이 목격했다. 많은 건물이 들어서 이제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 박기철
 
보고서에 등장하지 않은 이유

피카소의 작품 중에 <게르니카(Guernica, 1937)>가 있다. 이 그림은 나치가 스페인의 마을 게르니카를 폭격하여 민간인 1500명 이상이 희생된 사건을 비판하고 있다.  희생자의 수로 학살 사건의 경중을 따질 수는 없지만, 부산형무소 재소자 학살은 이에 버금갈 만큼 큰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 사건의 흔적들은 대부분 사라져서 잊히고 있었다.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부산역사문화대전 홈페이지에는 동매산이 '부산 지역에서 발생한 여러 집단 살해 사건 가운데 유일하게 유골을 발굴하여 사실 관계가 확인된 현장'이라고 설명돼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희생되었지만 지금까지 동매산 외에 유해 발굴이나 사후 조치 등이 거의 전무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앞서 언급했던 부산발전연구원의 보고서에 부산형무소 사건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도 일견 이해가 됐다. 처음에는 이 큰 도시에 이렇게 흔적이 없다는 것에 황당했지만, 곧 그동안 무관심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이 뒤따랐다. 결국 현재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무관심과 외면이 쌓인 결과일 것이다.

해당 보고서에는 다크 투어리즘의 목적이 '역사 장소나 사건·사고 현장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기억하고 반성하며 교훈을 얻고자' 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이제라도 이 목적이 이뤄질 수 있게 우리 모두의 반성과 관심이 더 커지길 바라 본다.
     
 
▲ 광안리 해변  이 앞바다에서도 사람을 수장했다는 증언이 있다.
ⓒ 박기철
 
[참고자료]
김기진, <끝나지 않은 전쟁 국민보도연맹>, 역사비평사
박경옥(2019), <부산관광의 새로운 기획,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 BDI 정책포커스(355), 1- 16
박찬승, <마을로 간 한국전쟁>, 돌배게
부산문화대전 홈페이지
전갑생(2010), <6.25전쟁 중 자행된 무차별 사형집행 - 학살의 아버지 이승만의 명령 전쟁 중 재소자 사형집행 서 둘러라!>, 민족21, 108-115
진실화해위원회, <부산ᆞ경남지역 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

Copyrights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국민연금, 주가하락에 3차례 지분 매도..시민단체 "국민연금, 손해배상 청구해야"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붕괴사고로 인해 국민 노후자금이 800억원 넘게 손실을 입었다. 국민연금은 HDC현산의 주가 하락에 HDC현산 보유지분을 3차례 대량 매도하면서 76억원의 처분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현재까지 730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는 국민연금이 주주를 대표하는 대표소송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 노후자금에 심각한 손해를 입힌 만큼 국민연금이 HDC현산 주주총회에서 사고와 연루된 경영진을 해임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라는 것이다.

광주 서구 화정동 HDC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18일 HDC현산 보통주 25만8천664주(지분율 0.39%)를 1만9천255원에 처분했다. 전날인 17일에는 47만9천82주(0.73%)를 2만139원에, 14일 97만1천115주(1.47%)를 2만1천403원에 각각 매도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의 지분은 지난해 말 11.67%에서 9.73%로 1.94%포인트 하락했다. 광주 붕괴사고 발생(1월 11일) 전날인 지난달 10일 국민연금의 HDC현산 보통주 장내매수가격(2만5천192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76억원의 처분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지분율 10% 미만이면 거래 공시 의무가 없어진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HDC현산 지분을 추가적으로 매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만큼 처분손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평가손실이다. 광주 붕괴사고 직전 거래일(10일)의 종가인 2만5천800원과 단순 비교해 산정하면 국민연금은 대략 730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HDC현산의 사고가 국민 노후자금에 대략 800억원의 손실을 냈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연금이 주주를 대표해 대표소송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7일 HDC현산을 비롯한 지배구조 문제기업에 대한 주주권행사 계획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국민연금에 보냈다.

참여연대는 국민연금에 ▲오는 3월 HDC현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산업안전 및 건설품질 관리 전문가 공익이사 선임, 해당 사고와 연루된 문제이사 해임요구 등 주주제안 제출 계획 여부 ▲국민 노후자금에 손해를 끼친 HDC현산에 손해배상청구 및 미 이행시 주주대표소송 계획 여부 등을 물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는 국민연금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주식에 대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과 관련해 예상하지 못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발생한 경우 수탁자 책임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김남근 참여연대 변호사는 "국민연금이 주주 대표소송을 제기한 게 도입 후 지금까지 1건도 없다"며 "대표소송 제도가 마련된 만큼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법령상 소송제기 요건, 소송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Copyright ⓒ 아이뉴스2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열린 양자 정책토론을 위해 스튜디오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의 유튜브 정책토론회가 실시간 시청자 17만명을 모으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총 18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영된 이재명-김동연 두 후보 간 정책토론회 동시 접속자 수가 이날 오후 7시30분 기준 17만751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별 접속자수 현황을 살펴보면 후보 공식 유튜브 채널인 '이재명TV'를 통한 시청자 수가 4만845명, 한판승부 4만836명, 서울의소리 3만9915명, 정치타파 3만3527명, 시사타파 1만801명 등 이다.

두 후보는 CBS '한판승부' 주관으로 95분간 진행한 이번 토론회에서 경제, 정치, 외교·안보 3개 분야를 주제로 정책 공방전을 벌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가장 인기가 높은 정치 유튜브 채널의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역대급 흥행'이라고 할 만큼 기록적인 수치"라고 자평했다. 이어 "토론회에 쏠린 높은 관심은 대선 후보들의 정책 비전에 대해 알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며 "두 후보가 이날 품격 있는 토론을 통해 정책토론회의 모범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31일 계획했던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양자 토론은 토론자료 반입을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측의 의견이 맞서며 접점을 찾지 못해 결국 불발됐다.

3일 이 후보와 윤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격돌하는 4자 TV토론이 열린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합동 초청으로 이뤄지는 4자 토론은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3일 오후 8시부터 12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3사 모두 생중계하며,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가 진행을 맡았다. 부동산과 외교·안보, 일자리·성장, 자유 주제로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 파이낸셜뉴스

중·러 이슈에 골치 아픈 바이든, 北 미사일 도발에도 모르쇠 일관..'괌' 타격 가능 미사일 수위 높이자,美백악관 "대화하자" 즉각 반응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은 전날인 30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화성-12형'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보도에서 '화성-12형'의 발사 장면과 이 미사일이 상공에서 찍은 지구의 사진까지 공개했다.

올 들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모르쇠로 일관하던 미국이 연일 입장을 내놓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 취임 이후 1년여간 북한과 의미있는 대화를 전혀 하지 않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뤄놨던 숙제를 어떻게 해낼지에 국제사회 관심이 쏠린다.

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담한 행보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우선순위를 바꿔놨다"며 "바이든의 미결 서류함에 북한 미사일이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오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동해상에 발사했다. 올 들어서만 7번째로 발사된 이날 미사일은 2000㎞ 고도로 약 800㎞를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섞어 쏘던 북한이 이번엔 미군의 인도·태평양 전력의 핵심인 괌을 타격할 수 있는 IRBM급 미사일 카드를 꺼내며 도발 수위를 높인 것이다. IRBM급 이상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미국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 특별한 입장을 발표하거나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19일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조치인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이후 점점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바이든, 대북정책 낙제" 지적에…확실히 달라진 기류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31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 룸에서 브리핑을 갖고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도 여전히 외교의 문이 열려 있다”고 밝히고 있다. (C) AFP=뉴스1
미 백악관은 북한의 7번째 미사일 발사 직후인 31일 북한과 외교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은 바이든 정부 이전에도 수십 번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왔다"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해왔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대화와 외교 기조를 견지하되 다른 한편에선 대북 압박을 염두에 둔 발언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외교 창구 외에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한 다른 조처도 준비하고 있다"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단체와 개인들을 제재하기 위해 유엔과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 3일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지난달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 국적자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단체 1곳 등에 대한 독자 제재 방안이 무산되자 재차 안보리 소집 절차를 밟은 것이다.

미 행정부가 북한 미사일 이슈를 핵심 과제로 끌어 올린 건 바이든 대통령이 특별한 해법 없이 북한 문제를 뒷전으로 밀어버렸다는 대내외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중국의 인권 침해·대만 위협·무역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너지 무기화 등 사안에 대처하느라 북한 문제를 지나치게 가볍게 봤다는 것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한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 대북 정책과 관련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美·北 대화 성사는 미지수…미사일 계속 쏠 수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대미 신뢰구축 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라는 '모라토리엄' 선언의 철회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북한이 미국의 대화 요구를 받아들일 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미국이 확실한 당근책을 내놓지 않으면 대화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북한 측이 이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새해 들어 북한이 거침없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것은 한국과 한반도 핵심 주변국들의 굵직한 국내 정치 일정을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이 오는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있고, 미국은 올 가을 중간 선거를 치른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 중간 평가이자 2024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직후인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개막한다. 일본은 오는 7일 참의원(의회 상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애플 아이폰SE3 예상 모습 [렛츠고디지털(LETSGO DIGITAL) 캡처]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가장 저렴한 아이폰 5세대(5G)폰, 이렇게 생겼다?”

가격을 낮춘 보급형 아이폰 ‘아이폰SE3(아이폰SE 2022)’의 예상 랜더링 이미지가 공개됐다. 가격은 50만원대로, 이르면 올 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 IT전문매체 렛츠고디지털(LETSGO DIGITAL)은 최근 그래픽 디자이너 저메인 스밋(Jermaine Smit)과 함께 아이폰SE3의 예상 랜더링 영상을 제작, 공개했다.

아이폰SE3는 ‘아이폰SE 2022’로도 불린다. 전작 아이폰SE2(아이폰SE 2020)의 후속 제품이다. 기존 아이폰에서 가격을 낮춘 ‘아이폰SE’ 제품군은 지난 2016년, 2020년 각각 출시됐으며 2년 만인 올 초, 신작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아이폰SE3는 5G 통신이 지원될 전망이다. 애플의 가장 저렴한 5G폰이 되는 셈이다.

애플 아이폰SE3 예상 모습 [렛츠고디지털(LETSGO DIGITAL) 캡처]

공개된 영상을 보면 아이폰SE3는 곡선이 둥근 테두리를 보인다. 전작 아이폰SE2와 마찬가지로 ‘아이폰8’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다. 크기는 4.7인치로 소형 모델이다. 전면 하단에 둥근 ‘홈버튼’이 남아있는 점도 두드러진다. 아이폰13에서 선보인 스타라이트(Starlight), 미드나잇(Midnight)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아이폰SE3의 가격은 전작과 동일하거나 조금 높은 가격대가 될 것으로 외신은 내다보고 있다. 2020년 출시된 아이폰SE2의 국내 출고가는 55만원이었다. 애플은 오는 3~4월 경 신작 발표 이벤트를 열고 해당 제품을 공개, 4~5월경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판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아이폰SE3 예상 모습 [렛츠고디지털(LETSGO DIGITAL) 캡처]

아울러 외신은 애플이 2023년에도 아이폰SE 제품군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4년의 공백을 가졌던 기존과 달리 연이어 저가 아이폰을 등장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전문가인 로스영(Ross Young)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년에 아이폰SE 제품이 추가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품의 이름은 ‘아이폰SE+ 5G’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기존 아이폰SE 제품보다 커진 5.7인치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될 전망이다.

sjpark@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코로나 2년 발자취]下 간호사들이 가슴에 묻은 환자들

[편집자주] 2020년 1월 '무지의 사투'에 맨몸으로 부딪혀야 했던 방역 최전선 '싸움꾼'들이 있다. 2년이 지났지만 현장은 여전히 전쟁터다. 전례없는 바이러스와의 동고동락 속 현장 의료진의 지난 2년을 돌아봤다.

지난 25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종합상황실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TV) 모니터. 모니터에 서울의료원 84개 코로나19 병실 모습이 보인다. 이날 서울의료원에는 코로나19 확진자 48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사진=홍효진 기자


"아빠는 괜찮으니까 걱정마. 근데 엄마는 괜찮니?"

영상통화로 만난 아버지의 물음에 딸은 입을 뗄 수 없었다. 어머니 김영미씨(가명)는 2주 전 이미 숨진 상태였다. 지난달 초 서울 중랑구에 있는 서울의료원에는 김씨와 박용식씨(가명) 부부가 코로나19에 동반 확진돼 입원했다. 김씨는 중증으로 악화해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끝내 사망했다. 박씨도 2주 뒤 세상을 떠났다.

서울의료원에 입원했던 한 60대 부부의 이야기다. 생전 기저질환을 앓았던 이 부부는 부작용 우려로 끝내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정현경 간호사는 "CCTV 면회만 가능한데 연결 상태가 원활하지 않아서 영상통화를 시켜드렸다"며 "소식을 전해듣지 못하니 아내의 사망 사실을 몰랐더라"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퍼진 후 2년간 수많은 확진자가 병원을 거쳐갔다. 완치돼 병원 문을 나선 환자가 대부분이지만 상태가 악화돼 끝내 숨진 이들도 적지 않다. 코로나 사망자를 수없이 본 간호사들은 감정 소모가 심한 상태였다.

구급차에서 숨진 확진자 휴대폰에 손자 사진...임종 못 지키는 마지막 순간
지난 25일 부산의료원에서 레벨D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코로나19 병동에서 이불을 옮기고 있다./사진제공=부산의료원

대구의료원의 이소영 수간호사는 2020년 2월 대구에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당시 구급차에서 사망한 확진자를 잊지 못한다. 이 수간호사는 "60세 남성이 기저질환인 당뇨 때문에 코로나19 확진 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인공 호흡기를 달고 기관 삽관도 했지만 결국 구급차에서 사망했다. 휴대폰 배경화면이 손자의 사진이었는데 그걸 본 의료진도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남편이 코로나19를 가족에 옮겨 부인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이 수간호사는 "코로나19 초반에 남편이 유흥업소에 갔다가 확진돼 가족들에게 옮긴 일이 있었다"며 "아이들은 완쾌했지만 아내는 상태가 심각해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기저질환도 없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확진자도 적지 않다. 김형수 부산의료원 공공의료본부장(소아청소년과)은 "확진자 중에 생후 3개월 어린 아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린 환자들이 중증환자로 악화하는 경우도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3·4차 대유행을 지나며 소아청소년과에서 중증환자 6명이 발생했다"며 "계속 기침하고 숨쉬기도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전쯤 12살 남자 아이가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대학 병원으로 옮길 생각도 했는데 다행히 3주간 치료 끝에 호전됐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지금껏 숨진 환자를 숱하게 봤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사망할 때 받은 심리적 상처는 상대적으로 컸다. 이 수간호사는 "일반적으로 병이 악화해 사망 가능성이 높아지면 환자 본인과 가족이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있다"며 "코로나19 사망자는 가족이 임종을 지킬 수 없는데 가족 없이 갑자기 환자가 숨을 거두는 장면들을 보면 의료진도 큰 충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날 왜 가두냐"는 환자도 있어…폭언 스트레스는 여전
지난 25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7층 종합상황실에서 간호사들이 코로나19 병동의 확진자와 통화하는 등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사진=홍효진 기자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함께 아파하지만 폭언과 무리한 요구에 상처받는 일도 적잖다. 신영한 부산의료원 간호사는 "환자들이 '증상도 없는데 왜 날 가두냐'는 말을 많이 한다"며 "아울러 '음식 전해달라' '택배 전해달라'는 요구도 많다"고 했다.

이 수간호사도 "폐기물 박스를 옮기고 변기 막힌 것도 뚫는 등 힘 쓸 일이 많아졌다"며 "간호사끼리 우스갯소리로 '코로나 덕분에 벌크업 됐다' '헬스장 안 가도 된다'는 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동료 간호사의 사직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정호실 서울의료원 간호사는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갈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사직하기도 하고, 생활치료센터와 비교하면 업무 강도가 너무 세고 급여도 큰 차이가 나서 그만두는 동료가 많아졌다"고 했다.

이어 "예전엔 진료과마다 세분화된 특성이 있었는데 이젠 서울의료원이 코로나19 전담 병원이 돼버려 각자의 전문성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병원 내부적으로 간호사들을 위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참여율은 저조하다. 배재화 대구의료원 간호사는 "상담을 받으러 가면 그만큼 다른 동료가 일을 해야 해서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업무 과중을 문제로 인식부터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 간호사는 "코로나19 후 병동 관리 때문에 업무가 과하게 늘었는데 이를 간호사가 감당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이런 분위기는 사라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6번 중 5번은 한 달 전 1위 후보가 당선..16대 노무현은 이례적
단일화 성사된 3번 중 2번은 대선 승리..안철수 바람 다를까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2021.11.28/뉴스1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가 3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혼전 양상이 지속되면서 정치권은 초긴장 상태다. '0선' 정치인인 여당 후보와 제1야당 후보는 각자 지지율 상승세와 정체기를 반복하더니 2일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 박빙 승부를 보이고 있다.

역대 대선을 한 달 정도 앞둔 시기에 발표된 여론조사와 실제 대선 결과는 어땠을까. 문민정부가 들어선 14대 대선부터 19대 대선까지의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살펴봤다.

◇한 달만에 1·2등 뒤바뀐 건 16대 대선 뿐…2·3등 역전은 두 차례

대선 한 달 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한 후보가 대선에서까지 승리한 경우는 6번 중 5번이었다. 다시 말해 1등과 2등이 한 달 새 역전된 경우는 2002년 12월19일 시행된 16대 대선 한 번뿐이었다.

2002년 11월20일 시행된 다자구도 지지율 조사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33%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25%),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24%)를 넉넉하게 눌렀다. 하지만 노 후보와 정 후보가 한 달 동안 막판 단일화 협상에 성공하면서 노 후보 지지율이 크게 뛰었고 최종 대선에서 노 후보가 48.91% 득표를 얻어 이 후보(46.58%)를 역전했다.

2·3등 후보가 대선에서 뒤바뀐 경우는 두 차례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2007년 17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11월25일 조사에서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19.3%,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14.4%로 각각 2, 3위였다. 하지만 대선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이명박 당선인을 이은 2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한 19대 대선의 변수는 '네거티브'였다. 대선을 한 달 앞둔 2017년 4월4~6일 조사에서는 '바람'을 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5%로 2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7%로 3위를 기록했지만 안 후보의 가족 관련 의혹과 'MB 아바타' 발언이 치명타가 됐다. 결국 대선에서는 홍 후보가 24.03% 득표율로 2위, 안 후보는 21.41%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9대 대선 앞두고 '오차범위 내 접전'…한 달 못 갔다

지난달 25~27일 시행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35% '동률'로 나타났다. 앞서 19대 대선 국면에서도 '초박빙' 시기가 있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2017년 4월 조사에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8%, 안철수 후보가 35%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안희정·이재명 등 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지지가 문 후보로 결집하지 않고 안 후보에게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른바 '안풍(安風)'의 동력이 민주당 경선의 '반사이익'이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반사이익은 오래 가지 못했다. 한 달 전까지 3위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대선에서는 대구·경북(TK) 지지를 등에 업고 2위로 올라섰다. 보수층 표심이 홍 후보와 안 후보로 분산되면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최종득표율 41.08%로 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는 최근 두 자릿수 지지율로 올라선 '제3지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지지율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설 연휴가 지나고 안 후보가 한 자릿수 지지율로 주저앉는다면, 지난달까지의 상승세가 거대양당 내홍에 따른 일시적인 반사이익이었다는 평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안 후보가 대선까지 10%대 중반 이상의 지지율을 안전하게 유지한다면 이는 19대 대선 때의 '안풍'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바람이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단일화 이뤄진 3번의 대선…그 중 2번은 대선 승리

역대 대선에서 단일화가 성사된 것은 15대 대선(김대중-김종필), 16대 대선(노무현-정몽준), 18대 대선(문재인-안철수) 총 세 번이었다. 모두 1위 후보의 대세론이 비교적 견고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공통점이지만 단일화의 과정과 결과는 제각기 달랐다.

2012년 18대 대선 국면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선을 40일 정도 앞두고 지지율 2, 3위였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를 이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단일화 이후 안 후보의 행보를 두고 공방이 오가는 등 양쪽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선에서 박 후보가 과반 득표(51.55%)로 18대 대통령이 됐다.

반면 15·16대 대선에서는 단일 후보가 청와대에 입성했다. 특히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성사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후보의 단일화는 최근 보수 야권 단일화의 모델로 언급되는 사례다.

단일화가 대선 약 두 달 전 일찌감치 이뤄졌다는 점, 'DJP 연합 정부'라고 불릴 정도로 김종필 후보 측이 많은 지분을 약속받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김대중 후보는 대선 한 달 전이자 단일화 한 달 후인 1997년 11월15일 조사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10%포인트(p) 가까이 눌렀다.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 표심이 이 후보에게 결집했지만 김대중 후보가 40.27% 득표로 당선됐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냈지만 그 과정과 내용은 15대 대선과 크게 달랐다. 박빙의 2, 3위였던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는 대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기에 노 후보로 단일화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단일화 내용과 '보상'을 둘러싼 양쪽 갈등은 첨예해졌고 정 후보는 대선 투표일 전날 밤 노 후보 지지를 철회하기에 이른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적어도 DJP 연합에 준하는 정도의 조건을 내걸어야 화학적 결합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yooss@news1.kr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방러 헝가리 총리와 회담 뒤 밝혀.."美, 러 안전보장 핵심 요구 무시"

방러 오르반 총리(오른쪽)와 회담하는 푸틴 대통령 (왼쪽) (타스=연합뉴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을 무력으로 탈환하려 할 경우 나토와 전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 하고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대해서가 아니라 러시아 억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에서는 만일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크림을 공격할 경우 러시아는 나토와 싸울 수밖에 없음을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미국조차도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대해 생각은 할지 모르지만 이차적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들(미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러시아의 발전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독트린 문서들에는 크림을 무력 등의 방법으로 수복할 것이라고 쓰여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됐고 충분한 무기를 확보했으며 이곳에 폴란드나 루마니아처럼 현대적 공격 무기가 배치돼 있고, 크림 작전을 시작한다고 상상해보라"면서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나토로 끌어들이고 그곳에 공격용 무기들을 대거 배치하고 극우민족주의자들에게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나 크림 문제를 군사적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부추기면서 우리(러시아)를 무력 분쟁으로 끌어들이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답변에서 러시아의 핵심적 요구를 무시했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미국과 나토에서 받은 서면 답변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면서 이 문서에선 러시아가 요구한 3가지 핵심적 요구가 적절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토 확장 금지, 러시아 국경 인근으로의 공격 무기 배치 금지, 유럽 내 군사 인프라의 1997년 이전 수준 복귀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997년은 러시아와 나토 간 기본조약이 체결된 해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우려를 무시하면서 미국과 나토는 각국이 자신의 안보 확보를 위한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음을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이는 단지 '안보 불가분성'의 한 부분일 뿐이다. 다른 한 부분은 누구의 안보 강화도 다른 국가들의 안보를 희생해서 이루어져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관련 긴장 해소를 위한 서방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면서 "비록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우리는 결국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하는 푸틴 대통령(오른쪽)과 오르반 총리(왼쪽) (스푸트니크=연합뉴스)

저작권자(c)연합뉴스. 

'국정백서' 4월께 발간..이임 환송 만찬·퇴임 기자회견 있을 듯
메르켈 퇴임식에 인상 깊은 靑..'인포멀한 퇴임식' 아이디어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1일 설 명절을 맞아 청와대에서 영상을 통해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2.1.31/뉴스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 지난해 12월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국방부 청사에서는 16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위한 퇴임식(공식 퇴임일 8일)이 열렸다. 독일에서는 총리, 대통령, 국방장관이 고별 열병식(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을 갖는다. 퇴임 당사자들은 군악대가 연주할 음악을 직접 고르는 전통이 있고 당일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신청한 3곡의 음악을 배경으로 등장, 연설대에 올라 지난 시간들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 내정자 등이 참석해 메르켈 총리의 퇴임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앞서 독일 정권은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교민주연합 주도 중도우파 연정이 총선에서 패배하고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주도 연정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00일도 남지 않으면서 청와대는 차근차근 문 대통령의 퇴임을 준비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부터 정책실 주도로 '국정백서 태스크포스'(TF) 운영에 들어갔고, TF는 2월 중순께까지 초안을 정리, 4월쯤에는 백서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뉴스1과 통화에서 "백서에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있는 그대로 정리해 다음 정부에서 지침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전직대통령법)에 따라 기념사업도 가능한 만큼 이에 대한 준비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경호처는 문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무를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 배치될 경호·방호 인력을 선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사저는 한국 대표 건축가이자 문 대통령의 '50년 지기'인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설계했고, 3월 말~4월 초 준공을 예정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역대 정부들의 사례에 맞춰 이·취임식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취임식이나 퇴임식에 대한 별도 법률이나 규정이 따로 있지는 않은데, 다만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대통령직인수법)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 중 하나로 대통령 취임 행사 등의 준비를 수행해야 한다고 돼 있다. 사실상 취임식 때 이임식도 짧게 이뤄진다. 새 대통령 취임식에 전임 대통령이 참석하고 축하공연 등이 종료되면 새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과 악수 등 인사를 나눈 뒤 떠나는 전직 대통령을 환송한다.

이와 별개로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를 마치기 전 국무위원이나 언론 등과의 만남을 통해 정부 마무리를 해왔다. '말년 없는 정부'를 표방하고 코로나19 방역에 몰두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아직까지 퇴임에 있어 참모진에게 특별한 언급은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시내 호텔에서 3부 주요 인사와 헌법기관, 정당대표 등 400여 명을 초청해 이임 환송 만찬을 가졌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 또한 청와대 영빈관에서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 230여 명을 초청해 이임 환송 만찬을 갖고 고별사를 남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만찬 당시 금융외환위기에 미리 대처하지 못한 것이 통탄스럽다고 언급하는 한편 5년간의 변화와 개혁의 과정에서 "맺힌 것이 있다면 풀어주시기 바란다. 저도 섭섭하고 서운한 마음을 모두 털고 떠나고자 한다"는 말을 남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임 환송 만찬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5년간의 대통령 생활을 회고했다. MBC 스페셜 '대통령으로 산다는 것'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그는 "수직적 질서에 의해 만들어놓은 많은 제도들이 불편하고 힘들었다"면서 퇴임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여행"이라고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퇴임연설을 가졌고 기자단과 송별 오찬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그 취지를 계속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퇴임 후에는 4대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둘러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오찬에서는 비판적 언론 보도에 대해 "모르는 것들이 꺼덕댄다. 일을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하면서도 "지난 5년간 동고동락한 청와대 출입기자 한 분, 한 분 고맙고 어디서 만나면 반갑게 소주라도 한 잔 할 수 있는 좋은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21년 12월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자신의 퇴임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청와대 내에서는 참모진 간 '인포멀(informal·비격식)한 퇴임식'에 대한 아이디어 차원의 언급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프랑스 등의 해외 이·취임식 사례 속 청와대는 독일의 사례를 마음에 담은 것으로 보인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지난해 12월 메르켈 총리의 퇴임식에 대해 페이스북에 "아름다웠다. 품위가 있었고 따뜻했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권교체 속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정치인들과 국민 또한 인정하는 훈훈한 분위기의 퇴임식이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월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메르켈 총리의 퇴임식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0%대로 고공행진 중인 것도 퇴임식 고려에 영향을 끼쳤을 법하다.

문 대통령의 19대 대통령 취임식은 대선 직후 진행돼 예전과 같은 군악대·의장대 행진이나 예포 발사, 축하공연 등의 행사가 없었고 취임 선서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별도 퇴임식'은 이에 대한 아쉬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제 퇴임식 시행은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개선된다는 전제가 깔린 차원의 제안으로 보인다.

언론과의 마지막 공식 만남은 퇴임 기자회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월15일부터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정치적 중립 시비에서 벗어나고자 회견 시기는 3월에 새 대통령이 선출된 뒤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다면 등산이 추진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의 취미 중 하나는 등산으로, 취임 직후였던 2017년 5월13일 대선에서 자신을 담당했던 이른바 '마크맨' 기자들과 함께 북악산 등산에 나서면서 언론과 소통한 바 있다. 2018년 10월28일에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북악산 등산을 한 적이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청와대를 떠난 시기는 조금씩 달랐다. 이는 상황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종료일인 2008년 2월24일 자정까지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후 다음날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당일 관저를 떠났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새 대통령 취임식날인 2월25일에, 반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2월24일에 청와대를 떠났다.

문 대통령이 양산 사저로 내려가는 방법 또한 주목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향인 봉하마을로 내려가면서 KTX를 탔다. 이때 KTX 서울역, 밀양역 등에선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등의 환송·환영식이 있었다.

벌써 문 대통령 퇴임 후 첫 정치 일정에 대한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23일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돼 다시 찾아뵙겠다"고 한 만큼 이번 노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 발걸음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cho11757@news1.kr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