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제성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기장=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우승 한번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의 기장 스프링캠프의 모습은 평온하다. 지난해와 비교해 별로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KT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이 우승을 했다는 자부심이 있는지 좀 더 여유로운 느낌이 있다"라며 선수들의 훈련 태도에 만족감을 보였다.

KT 선발 배제성은 오히려 독기가 많다고 했다. 우승을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는 것. "타이브레이크 이기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땐 '이래서 우승을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지나간 일이다. 11월 말쯤 되니 그 좋은 기분이 사라지더라"라고 했다. 다시 우승에 대한 욕심이 생긴 것은 12월. 구단에서 우승 성과급을 지급했을 때였다.

배제성은 "성과급이 나왔을 때 다른 선수들도 다들 우승 한번 더 해야겠다고 하면서 운동을 독을 품고 하더라"며 "나도 10번 할 거 12번 하고 그랬다"며 웃었다. 지난 9일 첫 불펜 피칭을 하며 본격적인 피칭에 돌입한 배제성은 연습경기 전까지 투구수를 40∼50개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우승의 괘감을 맛봤지만 배제성에겐 조금은 아쉬운 시즌이기도 했다. 9승(10패)에 그치면서 3년 연속 10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내용적인 성장을 말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봤다. "승리 말고 나머지 부분들은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면서 늘어난 삼진수를 말했다.

배제성은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나섰던 2019년엔 131⅓이닝 동안 91개의 삼진을 기록했고, 2020년엔 141⅓이닝에 83개의 삼진을 잡았다. 지난해엔 141⅔이닝을 던지면서 136개의 탈삼진을 올렸다. 큰 폭의 상승이다.

배제성은 "투수들에겐 삼진이 중요하다.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선 삼진 잡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외국인 투수들 다음으로 내가 삼진이 많았다"라며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좋아지면 많은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지 않나. 투수들은 일단 점수를 안주는게 첫번째 목표 아닌가"라고 말했다.

올시즌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자신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제성은 "내가 높은 볼에 강점이 있는데 스트라이크 존이 높아진다니 나에게는 많은 호재로 작용할 거 같다"라고 했다. 체인지업 비중을 높이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배제성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위주로 던지는 투피치 유형의 투수다. 매년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상대 타자들이 염두에 둘 만큼까지는 아니었다.

배제성은 "타자들이 직구와 슬라이더만 노리니까 체인지업을 더해 많은 선택지를 주면 혼란스러워 할 수 있고 게임을 풀어 가기도 좋다. 2개 생각하는 것보다 3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올시즌은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채우고 싶은 생각이다. "16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는 배제성은 "다시 두자릿수 승리하면 좋을 거 같다. (박)병호 형도 왔으니 공격력이 좋아져 투수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코어가 벌어지면 편하게 승부할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기장=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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