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김동연 포함 '반문 빅텐트론'에 "원칙 없는 연대 부적절"
"선대본부, 윤핵관 영향력 벗어나..계선상 불편함 사라져"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오피스텔에 위치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사무실에서 김 전 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2.1.1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자당 윤석열 대선 후보와 윤 후보의 라이벌 중 한 명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 없이 선거를 치를 환경이 마련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TV조선 '뉴스9' 인터뷰에 출연해 "많은 사람들이 금요일까지 조사한 결과를 보고 단일화가 꼭 필요한 게 아니냐고 정치적 판단을 하는데, 그 이후 조사를 보면 젊은 세대에서 (윤 후보가 지지율을) 상당히 회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늘 발표된 조사는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에 설문이 이뤄졌고, 주로 금요일에 조사가 됐다. 우리 후보는 금요일부터 메시지 변화를 가져왔다"며 "저희 당도 자체 조사를 하는데 토요일에 조사를 했을 때 결과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왔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단일화는 표를 합쳤을 때, 병합 효과가 있을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안 후보가 약간의 지지율 상승이 있었지만, 자세히 보면 애초 우리 후보를 지지하다 젊은층에서 최근 인재영입 등에 실망한 사람들이 이탈해 안 후보 지지층에 더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 후보가 젊은층에 대해 적극적인 행보를 하면 안 후보로 흘러간 지지율을 다시 그대로 돌려받는다"며 "단일화를 해도 큰 효과가 나기 어렵고 (결국) 같은 덩어리를 주고받는 상황이 된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안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를 포함한 '반문(反문재인) 빅텐트' 구축론에 대해서는 "안 후보나 김 후보와 어느 정도로 사상이 일치하고 같이 국가경영을 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으면 시너지가 작게 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선에서 뜻이 비슷한 사람이 힘을 모아야 하지만, 당을 위해 헌신한 당원 입장에서 선거를 앞두고 다른 세력과 원칙 없는 연대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그간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갈등 원인으로 작용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문제가 해결됐는지 묻는 질문에는 "계선상 일하기 위한 불편함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핵관은) 후보 측근이거나 긴밀한 관계이니 정무나 의사결정 조언 역할을 계속할 수는 있지만 실무자가 일을 빠르게 밀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윤핵관의) 영향력은 벗어났다는 평가가 주말 중 내부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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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연구원, 5대 트렌드 분석..전기차 판매, 보조금 정책에 영향받아
리튬이차전지 원재료 수급난 예상..자동차 업체별 차별성 부족

공개된 '제네시스 GV60' (서울=연합뉴스) 제네시스 브랜드가 제네시스 전동화 비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첫 번째 전용 전기차 'GV60'를 30일 전면 공개했다. 2021.9.30 [제네시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올해 자동차 시장에서는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는 동시에 전기차의 친환경성과 경제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0일 '산업동향 특별호'를 통해 올해 주목할 글로벌 자동차 산업 5대 트렌드를 선정했다.

연구원은 ▲ 본격 시험대에 오르는 전기차 산업 ▲ 글로벌 자동차 산업 가치사슬 변화 ▲ 중국차 세계시장 약진 ▲ 차별화에 고심하는 완성차 기업 ▲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전환 등을 5대 트렌드로 꼽았다.

5대 트렌드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기차 대세는 계속…친환경성·경제성 재평가

연구원은 작년 전세계 친환경차(xEV) 판매량이 1천만대를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며 이중 배터리 전기차(BEV)가 약 430만대로 전년 대비 93.7%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기차 판매가 급증했지만, 당분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자동차·배터리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는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누적 주문량이 이미 올해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등 수급난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배터리 원자재인 니켈·코발트 가격 인상으로 전기차 원가 상승 압력도 커졌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가격의 '동등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각국의 구매보조금 정책에 따라 판매량 급증세가 꺾일 우려도 있다.

아울러 전기차가 과연 친환경차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에서는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평가를 제품의 전(全)주기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은 탄소중립 관련 제도화에 앞서 자동차의 생산-활용-폐기·재활용 등에서의 종합적인 환경 영향을 평가하는 전주기평가 도입을 논의 중이다.

연구원은 전주기평가 결과 전기차의 친환경성 우위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주력화 시점을 늦추고 단기적으로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얼리 어답터'를 중심으로 전기차 구매가 늘어났지만, 만약 전기요금 인상 등의 문제가 있다면 주류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에 주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올해도 중국 등 각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꺾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자국중심주의 확대…원자재 공급 위기

연구원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과 중국의 자동차 산업 신규 투자 유치 정책이 글로벌 자동차 가치사슬의 변화를 추동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미국 내 노조가 결성된 완성차 기업에서 생산한 친환경차에 한해 추가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중국은 외국의 완성차 기업이 지분 100%로 승용차 제조업을 할 수 있도록 지분 제한을 폐지한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미국은 미국 중심의, 중국은 중국 중심의 자동차 시장 가치사슬을 형성하려 한다는 것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차전지 음극재 재료인 흑연과 희토류 공급 부족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수출 통제를 통해 자국 내 배터리 관련 산업을 강화하고,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기업의 현지 공장 설립을 유도 중이다.

연구원은 작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이어 올해는 리튬이차전지 주요 원재료의 안정적 수급 문제와 유럽 에너지 위기에 따른 공급망 영향 이슈가 제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브랜드 세계 시장 약진

중국의 완성차 수출량은 작년 1~11월 역대 최대인 179만대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 브랜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반의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성능 등 높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서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신흥 시장에서도 초소형 전기차 등 저가 전기차의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전체 판매량에서 중국 브랜드 비중은 낮은 수준에 머물겠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특히 중국 브랜드들이 충전 인프라가 미흡한 신흥국에 전기차와 배터리 교환형 사업 모델을 동시 수출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이것이 소니 전기차'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 이 개막한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내 마련된 소니 부스에 전기 SUV 콘셉트카 '비전-S 02'가 전시돼 있다. 소니는 이번 전시회에서 전기자동차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2022.1.6 jieunlee@yna.co.kr

동력 성능의 상향 평준화…완성차 업계 차별화 부족

과거 주요 완성차 기업은 파워트레인·섀시 등 자동차 핵심 요소에 대한 독자적인 설계·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을 차별화했지만, 파워트레인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발전 등으로 차별성이 약화되고 있다.

자동차의 핵심 기술이 엔진 등의 설계가 아닌 전장 부품으로 이동하면서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 약 50%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구원은 전기차가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테슬라 등 선도 기업의 구동 성능, 배터리 용량, 충전 속도를 표준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완성차기업이 선도 기업을 추격하기 위해 벤치마킹, 동급 부품 사용 등을 지향하면서 제품의 '동질화'가 이뤄지고 있다.

향후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의 기본 주행 성능보다 다목적성이나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도 디지털 시대

테슬라를 시작으로 온라인 신차 판매가 확대되고, 주요 부품에 센서를 부착해 고장 징후와 잔여 수명 등을 진단하는 기술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영국 등에서 '클릭 투 바이' 온라인 판매를 운영 중이며, 한국에서는 캐스퍼를 온라인 판매했다.

벤츠, BMW, 한국GM, 르노삼성차도 온라인 판매 차종을 확대하며 온라인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다.

연구원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정보 보안, 데이터 소유권 이슈 등 사회적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럼에도 차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의 물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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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대 측에 직접 문의.. 전화 받은 교원 A씨 "공소시효 관련해서 염려한 듯".. 법적 대응 정황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개명전 김명신)씨의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김씨가 지난해 말 안양대 측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이 재임용 당시 서류를 또 냈었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씨의 측근도 이와 비슷한 취지의 문의 전화를 했다. 이 전화를 직접 받은 한 교원은 "김씨가 허위 의혹 서류에 대한 공소시효가 남았는지 염려한 모양새였다"고 <오마이뉴스>에 말했다. 김씨 측이 수사에 대비해 구체적인 법리적 대응을 준비하는 정황이다.

복수의 인사에 따르면, 김건희씨는 지난 해 12월쯤 A교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안양대 겸임교원 재임용 당시 추가 증빙 서류를 냈는지 여부를 물었다. A교원은 김씨가 2013년 2학기부터 2015년 1학기까지 안양대에서 겸임교원으로 강의할 때 서로 알게 된 인물이다. 김씨는 이 대학에서 두 차례 정도 재임용된 바 있다.

A교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허위 이력) 논란이 일자 김씨가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와 '내가 재임용될 때 계속 증빙서류를 또 냈어야 했느냐'고 물어봤다"면서 "김씨가 공소시효 관련해서 이게 만약에 공소시효에 걸리게 되면 복잡해지고 재판도 다시 받아야 하니까 염려스러웠던 부분이 있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전화는 김씨 말고도 김씨 비서로부터도 왔다고 한다.

그는 "이런 내용은 김씨가 나한테 물어볼 수도 있고 학교 행정 측에 물어볼 수도 있는데, 학교 측에 물어보는 것보다는 나한테 물어보는 게 편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라면서 "내가 '재임용 때는 추가 서류를 새로 받지 않았다'고 말하니까 안심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김건희 안양대 건은 무엇?] 2013년 제출 이력서에 허위 논란 최소 6건
▲   2013년 김건희씨가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 ⓒ 국회
 
 
안양대 건의 경우 김씨는 2013년 이 대학에 제출한 이력서 '학력' 부분에 '서울대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서울대 경영대학원 졸업'이라고 적고, 뉴욕대에서 진행된 서울대 경영대학 글로벌리더 과정 5일 연수를 마치 2006년 1년 동안 참여한 것처럼 적었다.

또한 '강의경력'에서도 김씨는 한국폴리텍대학 겸임교원을 역임해놓고도 '부교수(겸임)'라고 적었고, 영락여상 미술강사를 해놓고도 '영락고 미술교사'라고 적었다. 수상내역에 적은 '서울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발 우수상'과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도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소시효는?] 업무방해죄는 7년... 사기죄 적용하면 10년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김씨의 허위 이력에 따른 상습 사기와 업무방해 고발 사건에 대해 지난 해 12월 초부터 본격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업무방해죄는 공소시효가 7년으로, 현재 기준으로 보면 2013년 채용 서류를 제출한 안양대 건은 시효가 지났다. 하지만 이후 김씨가 재임용 시에 추가 서류를 제출했다면, 또한 그 서류도 최초 서류와 같았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김씨가 안양대 측에 재임용시 추가서류 제출 여부를 확인한 것은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사기죄를 적용한다면 안양대 건도 아직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 사기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이와 관련해 포괄일죄 법리를 적용할 경우 공소시효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씨 사건의 경우 허위 이력 의혹이 여러번 반복되며 서로 물려있기 때문에, 마지막 행위가 발생한 시점의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으면 과거의 유사 행위도 처벌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제일 변호사는 "대법원은 공소시효는 최종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 시작한다고 보고 있다"면서 "그래서 시민단체가 김씨에 대해 고발하면서 포괄일죄인 상습사기죄도 포함한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제가 볼 때는 (아내가) 형사적으로 처벌될 일이 크게 없을 것 같아서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여성으로서는 이런 것을 계속 받는 것에 대해 굉장한 스트레스도 받아왔다"고 말한 바 있다.

<오마이뉴스>는 당사자인 김씨의 설명을 듣기 위해 그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도 보냈지만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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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자격 파업 중인 택배노조,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금 혜택
"유리할 땐 사업자·불리할 땐 노조권리..택배노조 '얌체짓' 분통"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희준 기자 = 파업으로 소상공인의 배송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는 택배노조가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소상공인' 지원금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고용자란 자격을 이용해 유리할 땐 개인사업자로, 불리할 땐 근로자를 자처하는 '택배노조'의 모순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10일 정부와 택배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택배기사인 A씨는 최근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을 신청해 1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받아냈다.

소상공인방역지원금이란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피해회복을 위한 것이다. 2차 방역지원금 대상만 약 218만명에 달한다.

통상 '택배노조'를 통해 근로자로 알려진 택배기사가 '소상공인'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택배업 자체가 각각 국세청에 사업자등록을 한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이다.

국세청 사업자등록 대상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지원금을 주는 국가도, 이를 수령하는 택배기사도 스스로를 '개인사업자'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택배기사 중 일부가 사업자와 근로자의 이중적인 지위를 인정하는 '특수고용직' 제도의 아래 근로자의 권리인 '파업'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을 꼬집고 있다. 실제 현재 진행 중인 택배파업을 포함하면 전체 택배사업자의 약 7~8% 수준인 택배노조는 지난해 무려 4차례나 파업을 진행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한 택배기사 대부분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소상공인 지원금을 수령한 것으로 안다"며 "결국 개인사업자와 근로자의 권리를 유리할 때마다 써먹는 이기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 '진짜' 소상공인은 강한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택배파업에 따른 늦은 배송으로 고객의 민원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다는 한 소상공인은 "설 연휴를 앞두고 같은 개인사업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면서 파업하고 또 한쪽에선 소상공인 혜택을 얻는다니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언제부터 택배노조인지 모르겠지만 추석, 설 연휴, 여름휴가철마다 온갖 이유로 '택배' 민폐를 양산하는 택배노조는 그냥 '갑질'하는 이익단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택배노조는 60시간 내 근로 협의서를 바탕으로 맺는 택배대리점과의 당일배송 협약서 등도 과로를 유발한다며 지난달 28일부터 파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단식투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정부는 이번 노조 파업은 노사 간의 문제임을 강조하며 배송업무를 지속하고 있는 비노조 택배기사의 과로를 방지하기 위해 설 연휴 간 약 1만명의 택배 지원인력 투입만 계획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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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火藥)은 원래 약(藥)이었다’는 말은 그렇다칩시다. ‘화약이 똥에서 나왔다’는 게 무슨 소리일까요.

국립진주박물관이 3월 22일까지 ‘화력조선’을 주제로 조선무기 특별전을 열고 있는데요. 그런데 발간을 앞두고 있는 특별전 도록 원고를 받아본 제 눈길을 끈 소재가 몇 있었습니다. 먼저 ‘화약(火藥)’이 당초에는 ‘약(藥)’으로 쓰였다는 게 눈에 띄더라구요.

화약은 9~10세기 무렵부터 중국 송나라 때부터 무기로 활용되었는데요. 그러나 그 이전에도 화약은 제조되었답니다. 화약은 염초(초석 혹은 질산칼륨·KNO3)와 숯, 유황을 혼합해서 만들죠.

둔황(燉煌) 석굴에서 수습된 ‘항마성도도’(10세기 후반·왼쪽). 불뿜는 무기와 폭탄을 들고 있는 요괴들이 부처의 수행을 방해하는 모습을 그렸다. 오른쪽 사진은 북송 연간(1044년)에 간행된 병서(<무경총요>)에 기록된 화약제조법. 무기로 활용되는 초보적인 화약제조술이 보인다.|국립진주박물관 제공


■약재로 쓰인 화약

화약은 도교사상이 유행한 중국 한나라와 위진남북조 시대에 연단술(煉丹術)의 하나로 사용되었는데요. 연단술은 금단(광물로 만든 약)을 조제·복용하는 신선도술이죠. 불로불사를 원한 도사들이 사용한 팔석(八石·염초·주사·웅황·운모·공청·유황·융염·자황) 중에 화약의 재료인 염초(초석)와 유황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석과 유황 같은 화약재료가 왜 도교에서 신성시되었을까요. 단약을 만들려면 재료들을 청동솥에 넣고 끓여야 합니다.

그 재료가 화약재료(염초·유황)라면 산화재인 염초와, 연소 온도를 낮추는 유황의 화학작용으로 자연스레 불꽃이 튀는데요.

자연에서 얻는 물질에서 불꽃이 튀는 모습에서 신비감을 느꼈을 겁니다.

그 때문인지 화약은 무기로 개발된 이후에도 약재로 사용되었습니다. 명나라 의서인 <본초강목>은 “화약을 장티푸스 등 열병 치료제로 쓴다”고 했고, 허준(1539~1615의 <동의보감>도 <본초강목>을 인용하면서 “염초 성분을 포함한 ‘아궁이 속 흙’과 ‘지붕 아래 먼지’ 등이 약재로 쓰인다”고 기록했습니다.

화약은 염초(초석·KNO3) 75%와 숯 15%, 유황 10%를 혼합해서 제조했다. 중국 한나라 때부터 불로장생을 위해 금단(광물로 만든 약)을 조제하여 복용하는 연단술(도교의 신선도술)이 유행했다. 도교는 한반도까지 전래되어 경주와 부여 등의 유적에서도 관련 유물이 확인된다.|국립진주박물관 제공


■역관 김지남이 비밀리에 가져온 비법

‘조선의 의성(醫聖)’이라는 허준은 왜 ‘아궁이속 흙과 지붕 아래 먼지’ 등을 장티부스의 치료약으로 언급했을까요.

이유가 있습니다. 약재로 쓰든, 무기에 쓰든, 화약제조를 위해 가장 구하기 어려웠던 것은 염초(초석 혹은 질산칼륨)이었습니다. 숯(목탄)은 자체수급이 가능했고, 유황은 화산섬인 일본에서 수입하면 됐습니다.

그러나 화약 제조를 위해 70% 이상 드는 염초는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인도나 남미 같은 곳에서는 새나 박쥐 등의 분뇨가 광산처럼 널려있어서 구하기 어렵지 않았는데요. 유럽에서도 인분을 쌓아둔 염초밭을 조성해서 질산염을 대량 생산했습니다.

도교의 도사들이 조제 복용했다는 팔석(八石), 즉 8가지 광석. 웅황과 운모, 주사, 자황, 공청, 융염, 염초(초석), 유황 등이다. 화약이 무기로 사용된 후에도 계속 약재로 쓰였다. 명나라 의서인 <본초강목>은 화약이 부스럼과 살충에 효과가 있으며, 습기와 온열(장티푸스)를 치료하는데 좋다“고 기록했다.|국립진주박물관 제공


그러나 조선에는 분뇨광산도, 염초밭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이나 동굴, 마루밑, 아궁이, 처마밑 속 흙 등에서 염초 성분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랬기에 취토장(取土匠)이라는 기술자를 두어 각 집안 곳곳의 먼지와 흙 등을 긁어모았습니다.

이런 곳의 흙에는 쥐, 개, 닭과 같은 동물의 분뇨와, 재, 석회 등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렇게 모으는 염초가 얼마나 됐겠습니까. 필요한 염초량은 흙의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역관 김지남(1654~?)이 중국에서 몰래 들여온 <자초신방>이라는 책이 고민을 단번에 해결했답니다. 화약제조법은 국가기밀이었죠. 통역관을 맡아 중국을 방문한 김지남은 ‘염초 구하는 비법’이 적힌 이 책을 입수해서 천신만고 끝에 국경을 넘어왔습니다.

화약의 원료인 염초(KNO3)의 주성분인 질산염(NO3)은 동물의 분뇨에 함유되어 있다. 인도나 남미에는 박쥐나 새의 분뇨가 쌓인 염초광산(구아노)이 쌓여있었고, 유럽에서는 염초밭을 조성했다. 그러나 그런 염초광산과 염초밭은 없었다.


■똥흙에서 화약을 추출하라

김지남은 이렇게 들여온 <자초신방>을 토대로 <신전자초방>이라는 28쪽 짜리 책을 펴냈는데요.(1698년·숙종 24)

이 책에 적힌 ‘염초 구하는 비법’이 무엇일까요. 바로 길가에 널려있는 흙에서 염초의 원료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똥흙’이었습니다. 허무개그 같죠. 아닙니다.

왜냐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18~19세기까지는 길가에 똥과 오줌을 마구 버렸거든요. 서양 하이힐의 원조가 중세 유럽에서 똥천지인 거리를 오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만든 굽높은 구두였다는 것은 너무도 유명한 일화죠.

조선에서도 마찬가지였죠. 북학파 실학자인 박제가(1750~1805)는 “서울에서는 오줌을 마구 내다버리므로 우물물이 짜고, 냇다리의 석축가에 똥이 더덕더덕 말라붙어 있다”(<북학의>)고 했잖습니까.

염초광산도, 염초밭도 없었던 조선에서는 화장실이나 동굴, 마루밑, 아궁이, 처마밑 속 흙 등에서 염초 성분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마루밑과 처마밑, 아궁이 속의 흙에서 염초 성분을 뽑아내는 것은 어려웠다. 그렇게 모은 염초의 양은 모은 흙의 0.8%에 지나지 않았다. |국립진주박물관 제공


그런데 그렇게 똥천지였던 거리의 흙이 염초밭이었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된 겁니다. 콜럼버스의 달걀이라 할까요. 덕분에 이제는 남의 집 화장실이나 마루·처마밑에 들어가 흙을 긁어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정조의 개인문집(<홍재전서>)와 <정조실록>(1796년 5월12일조)은 “이제 길가의 흙에서 마음껏 염초 구하게 됐다”면서 “숙종 때 인쇄·반포한 <(신전자초방>은 영원히 준수하고 따라야 할 금석과 같은 성헌(成憲·헌법)같은 책”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이렇게 얻은 ‘똥흙’에서 어떻게 염초가 만들어질까요. 똥흙을 잿물과 섞어 끓인 뒤 졸여서 생기는 결정을 얻어내는 건데요.

염초(초석)은 질산칼륨(KNO3)인데요. 발효된 생물의 분뇨(질산염·NO3)가 주 원료거든요. 이 분뇨(질산염·NO3)와, 칼륨(K)이 다수 함유된 재나 석회가 잘 섞이고 발효되어야 염초(KNO3)가 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똥’이 ‘염초’로, 아니 ‘똥’이 화약으로 거듭나는 겁니다. “”

숙종 연간인 1698년 역관 김지남(1654~?)이 중국 연경(北京)의 서점에서 <자초신방>을 구해 몰래 들여왔다. 김지남은 자초신방을 수정 보완해서 <신전자초방>을 펴냈다. <신전자초방>에는 화약제조에 쓰이는 염초를 쉽게 구하는 방법이 적혀있었다. 비법은 길가에 널려있는 똥묻은 흙에서 염초를 구하는 것이었다.


■최초의 시한폭탄 개발하다

조선의 무기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비격진천뢰’라 할 수 있습니다.

비격진천뢰는 1591년(선조 24년) 과학자인 이장손이 발명한 당대 조선의 독창적인 최첨단 무기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신관(발화) 장치가 있어서 목표물까지 날아가 폭발하면서 천둥 번개와 같은 굉음과 섬광, 그리고 수많은 파편(마름쇠·삼각형 형태의 쇠조각)을 쏟아내는 작렬탄이었습니다. 시간을 조절해서 폭발한다는 면에서 시한폭탄이라 할 수 있는데요.

비격진천뢰의 원리 구조는 의외로 간단합니다.(<융원필비>·1813년) 둥그런 무쇠 속에 대나무통(竹筒)을 꽂고 대나무 통 안에 나선형의 홈을 파놓은 나무(木谷)에 도화선을 10~15번 칭칭 감습니다. 이어 별도로 뚫은 무쇠 구멍 안에 화약과 마름쇠(삼각형 쇠), 흙을 잔뜩 넣고 화포에 장착합니다. 그런 다음 비격진천뢰의 도화선과 화포의 도화선에 차례로 불을 붙인 다음 발사하는데요. 10~15번 감은 도화선이 폭발시간을 조절하게 됩니다.

동물의 분뇨 같은 오물에서 염초를 얻는 과정. 분뇨를 잿물과 섞어 여러차례 끓인 뒤 졸여서 생기는 결정을 얻는다. 한마디로 똥이 화약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정조는 역관 김지남이 중국에서 들여와 간행한 <신전자초방>을 두고 “영원히 따라야 할 금석과도 같은 헌법 같은 책”이라고 극찬했다.|국립진주박물관 제공


국립진주박물관이 지난 2018년 11월 전북 고창 무장현 관아에서 발견된 비격진천뢰 11발을 최첨단기법으로 분석해보았는데요.

더욱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비격진천뢰의 벽 두께가 부위마다 달랐다는 건데요. 즉 비격진천뢰를 제작할 때의 쇳물 주입구와 살상용 쇠조각 및 심지를 꽂아넣는 뚜껑 부분은 두껍게 한 반면, 몸체의 측면은 상대적으로 얇게 설계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먼저 비격진천뢰의 제작 때 쇳물 주입구와, 뚜껑 부분은 두껍게 처리해야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약한 이들 부위가 자칫 적진에 떨어지기도 전에 폭발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반면 몸체의 측면은 얇게 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목표물에 떨어진 비격진천뢰가 그 얇은 부분으로 일시에 터질 수 있게 되어 살상력을 배가시키죠.

즉 쇳물 주입구와 뚜껑부분은 강하게(단조기법) 만들어 도중에 터지지 않게 하고, 본체는 잘 깨지도록(주조기법) 제작해서 떨어진 뒤에 쉽게 터질 수 있도록 이중으로 설계한 겁니다. 또 발굴된 비격진천뢰의 뚜껑을 분석한 결과 심지구멍을 두 개 만들었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혹시 불발탄이 나올까봐 이중으로 꽂은 심지에 불을 붙인 거죠. 이러한 시한폭탄은 중국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없는 최첨단 무기였습니다.

2018년 전북 고창 무장현 조선시대 관아터의 무기고 추정지에서 비격진천뢰 11발이 쏟아져 나왔다. 이후 비격진천뢰와 관련해서 과학적인 분석이 이어졌다.|호남문화재연구원 제공


■귀신폭탄의 위력

비격진천뢰는 일본군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습니다. 일종의 시한폭탄인 비격진천뢰는 보통 적진에 떨어진 직후에 천둥번개와 같은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면서 파편(마름쇠)이 사방으로 흩날리니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선조수정실록>(1592년 9월1일)과 서애 류성룡(1542~1607)의 <서애집>이 비격진천뢰의 진가를 설명합니다.

“비격진천뢰가 경주성안에 떨어졌다. 성을 점령하고 있던 왜적은 떨어진 비격진천뢰를 앞다퉈 구경했다. 왜적들은 비격진천뢰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신기해하며 이리저리 굴려보다가 갑자기 폭발했다.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고 쇳조각이 별처럼 부서져 흩어졌다. 이 파편을 맞고 즉사한 자가 20~30여명 되었다. 이튿날 아침 적병이 성을 비운 채 도주함으로써 경주가 수복됐다.”

류성룡은 “비격진천뢰포 하나의 위력이 수천 명 군사보다 낫다”고 칭찬했습니다.

<융원필비> 등에 적힌 비격진천뢰 제작원리를 토대로 그린 단면도. 비격진천뢰는 둥근 쇠에 쇠조각과 화약을 넣고 심지에 불을 붙여서 화포를 통해 발사하면 적진에 떨어져 일정시간 뒤에 폭발하면서 적을 살상시키는 일종의 시한폭탄이다. ‘대나무통과 나선형 나무에 감은 도화선’이 폭발시간을 조절하는 발화장치가 된다.|국립진주박물관 제공


<연려실기술>은 “비격진천뢰가 터지자 왜군의 진중에서 놀라고 두려워서 ‘귀신의 조화’라고 하면서 성을 버리고 도망갔다”고 기록했습니다. 일본군은 비격진천뢰를 ‘귀신폭탄’이라 하며 부들부들 떤겁니다.

비단 경주성 전투 뿐이 아니구요. 1592년 10월의 진주대첩 때도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김성일(1538~1593)은 “진주성 전투에서 비격진천뢰에 맞아 넘어져 죽은 적군의 시체가 수도 없이 쌓였다”(<학봉집>)고 보고했습니다. 행주산성 전투(1593년 2월)와 남원성 전투(1597년 8월)에서도 “비격진천뢰로 적군을 막았다”(<선조실록><난중잡록>)는 기록이 나옵니다. 의병장 김해(1555~1593)의 <향병일기>는 “왜적을 토벌하는 방책으로 비격진천뢰를 능가하는 것은 없다”고 기록했구요.

일본 측도 조선의 비밀병기를 ‘충격과 공포’로 받아들였습니다. 일본측 기록인 <정한위략>은 “적진에서 괴물체가 날아와 땅에 떨어져 우리 군사들이 빙둘러 서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폭발해서 소리가 천지를 흔들고 철편이 별가루처럼 흩어져 맞은 자는 즉사하고 맞지 않은 자는 넘어졌다”고 했습니다. 일본의 병기전문가인 아리마 세이호(有馬成甫)는 <조선역수군사>에서 “비격진천뢰의 발화장치는 매우 교묘하다”면서 “그것은 화공술의 획기적인 일대 진보라 말할 수 있다”고 했답니다.

비격진천뢰는 심지의 길이에 폭발시간을 조절 할 수 있다. 나선형의 홈을 파놓은 나무(목곡)에 심지를 10번 감느냐, 15번 감느냐에 따라 폭발시간을 빠르게, 혹은 느리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비격진천뢰를 시한폭탄으로 한다.|국립진주박물관 제공


■이름 없고 빛도 없던 무기개발자들

곰곰이 따져보면 화약과 무기개발과 관련해서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 몇 분 계시죠.

무려 16종의 무기를 제작한 최무선(1325~1395)과, 최무선의 아들이자 신기전(로켓추진화살) 등을 개발한 최해산(1380~1443)이죠. 그러나 두 분 말고도 대마도(對馬島·쓰시마) 정벌 때 무장쾌속선을 개발한 이천(1376~1452)이 있죠.

그러나 이렇게 과학 분야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분들조차 문신들에 비해서는 각박한 평가를 받아왔죠. 뿌리깊은 ‘문과 우대’의 가치관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분들은 낫습니다. 1591년 당시 최고의 첨단무기를 발명한 이장손 관련 사료는 어떨까요.

비격진천뢰는 적진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선조수정실록>과 <서애집> 등은 “비격진천뢰가 적진에 떨어지자 영문을 모르던 왜군이 신기해하며 이리저리 굴려보다가 갑자기 폭발함으로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전했다.


겨우 <선조수정실록> 1592년(선조 25) 9월 1일에 경주성 전투를 설명하는 말미에, 그것도 실록을 쓴 사관의 부연설명에 등장할 뿐입니다. 즉 비격진천뢰 덕분에 경주성이 수복됐다는 전과를 설명하고 지휘관인 경상좌도 병마절도사 박진(1560~1597)이 가선대부(종 2품)로 승진했다는 내용을 기록한 다음 ‘()’ 형식으로 이장손의 존재를 살짝 첨언합니다.

“(비격진천뢰는 그 제도가 옛날에는 없었는데, 화포장 이장손이 처음으로 만들었다. 진천뢰를 대완포구(대포)로 발사하면 500~600보 날아가 떨어진다. 얼마 있다가 화약이 안에서 폭발하므로 진을 함락시키는 데는 가장 좋은 무기였다.)”

비격진천뢰는 경주성 탈환작전을 비롯해 진주성과 행주산성, 남원성 전투에서 조선군이 혁혁한 전과를 올리는데 기여했다. 일본측 기록인 <정한위략>은 “적진에서 괴물체가 날아와 땅에 떨어져 우리 군사들이 빙둘러 서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폭발해서 소리가 천지를 흔들고 철편이 별가루처럼 흩어져 맞은 자는 즉사하고 맞지 않은 자는 넘어졌다”고 했다.


달랑 이 내용 뿐입니다. 생몰연도도, 가문도, 이력도 ‘?’로 남았을 뿐입니다.

뭐 비단 이장손 뿐이 아니죠. 중국에서 목화를 몰래 들여온 문익점(1329~1398)은 알고 있지만, 염초 제조 서적을 몰래 가져온 역관 김지남이라는 인물은 잘 모르지 않습니까.

이번 진주 박물관 특별전을 계기로 실록이나 주요 문헌에는 기록되지 않은 무기기술자들의 이름을 한분한분 거론하려 합니다. 이분들은 지금까지 남아있는 총통 등 무기에 이름을 새긴 기술자들입니다. 그 분들의 분투에 박수를 보내고자 합니다.

‘천중원, 김우경, 막금, 신산, 희손, 준금, 한오말, 석가로, 김영환, 유신…’

역사스토리텔러 기자 lkh0745@naver.com

김동연, 부총리 시절 '靑과 충돌' 뒷이야기 공개

“양도 차액 100% 과세 주장해
쌍소리하며 그만두겠다 말해”
장하성·김수현 등 靑핵심 저격

“공급 확대 말했지만 수용 안 돼
李·尹도 추경·공약 내지르기만”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연합뉴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9일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 일하던 당시 청와대 정책 라인과 부동산 대책을 논의하던 중 문재인 대통령 면전에서 고성을 지르며 싸웠다는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김 후보는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부동산 대책 논의 자리에) 청와대 수석도 있고, 실장도 있어 ‘1대15~20(명)’으로 싸웠다”며 “당시 경제는 홍장표 수석이었으나, 부동산은 김수현 사회수석이 하긴 했다. 정책실장은 장하성 실장이었다”고 참모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김 후보는 “부동산 대책을 논의하면서 청와대 측과 싸웠고 고성이 오갔다. 대통령께 보고하던 중 생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부동산에 정치 이념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며 “투기 억제 일변도 정책만으로 안 되니 공급 확대를 얘기했다. 그때가 2018년이었는데 안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이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에 대해 누구라 말은 안 하겠지만 모 핵심이 ‘양도 차액 100% 과세’를 말했다”며 “그래서 제가 깜짝 놀라서 ‘미쳤냐.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고’ 하며 한마디로 거절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당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2년 유예하고 2년 뒤 다시 살려서 5% 포인트를 올려도 좋다’고 제안하며 두 개가 패키지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뒤엣것만 받겠다고 결정을 하셨다”며 “제가 계속 불가 이야기를 했는데 배석한 비서관이 ‘대통령한테 항명하는 거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했다.

이어 “결정이 되고 회의장을 나왔는데 수석하고 비서실장이 따라 나와 대판 싸웠다. 제가 굉장히 험한 말까지 했고 쌍소리까지 했다. 따라 나오길래 ‘그만두겠다’고 했다”며 “양도세 유예를 통해 매물이 나오게 하는 게 목적인데 그건 안 받는 건 물론이고 오히려 더 올린다고 하니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김 후보는 “고성이 오간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때도, 법인세 인상 때도 그랬다”고 했다.

당시 청와대에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이 일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김 후보와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등을 두고 잦은 충돌을 빚은 것으로 이미 알려졌지만, 이처럼 험악하게 싸웠다는 일화는 처음 공개된 것이다.

김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내지르기만 많이 한다”며 “50조원, 100조원 국채 발행해서 추경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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